한 분야에서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기록과 설계를 업으로 삼아오다 보니, 제게 노트북은 단순히 정보를 입력하는 장치를 넘어 제 감각의 연장선이나 다름없게 느껴질 때가 많아요. 특히 마우스 없이도 자유롭게 화면을 누비는 터치패드는 제 손가락 끝의 미세한 움직임을 담아내는 아주 정교한 도구죠. 그런데 며칠 전, 평소처럼 집중해서 작업을 이어가던 중에 정말 당혹스러운 일을 겪고 말았답니다.
분명 저는 가만히 있는데 마우스 커서가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제멋대로 화면 구석으로 튀어 오르거나, 클릭도 하지 않았는데 엉뚱한 창을 열어버리는 이른바 ‘터치패드 튐 현상’이 나타난 거예요. 정교한 편집 작업을 하던 중이라 흐름은 뚝 끊겨버렸고, 제 마음도 덩달아 갈 길을 잃은 듯 떨리기 시작했죠.
이 답답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우선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차근차근 원인을 짚어보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소프트웨어적인 충돌일까 싶어 장치 관리자에서 드라이버를 다시 잡아보기도 했지만, 증상은 쉽게 나아지지 않았죠. 그러다 문득 기기 자체의 미세한 정전기나 오염이 원인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즉시 노트북 전원을 끄고 부드러운 극세사 천에 소독용 알코올을 살짝 묻혀, 그동안 제 손때가 묻어 반질반질해진 터치패드 표면과 틈새를 아주 세밀하게 닦아내 주었습니다. 그리고 혹시 모를 정전기 누적을 막기 위해 잠시 충전 케이블을 분리하고 본체에 남은 잔류 전원을 방출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마지막으로 설정 창을 열어 터치패드의 민감도를 제 손가락 압력에 맞춰 다시금 세밀하게 조정해 주었답니다.
정성 들여 다듬어준 덕분인지, 다시 전원을 켰을 때 제 노트북은 언제 그랬냐는 듯 아주 차분하고 매끄러운 모습을 보여주었어요. 제 손끝이 닿는 대로 커서가 물 흐르듯 따라오고, 엉뚱한 곳으로 튀어 오르던 불안함도 말끔히 사라졌죠. 툭툭 끊기던 작업의 리듬이 다시 제 궤도를 찾으니, 마치 막혔던 혈이 뚫린 것처럼 시원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기계도 결국 사람의 마음처럼 세심하게 살피고 정돈해 주면 다시금 최상의 컨디션을 회복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은 순간이었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업무 중에 갑자기 날뛰는 터치패드 때문에 당황하고 계실 분들이 계실 것 같아요. 커서가 마음대로 움직일 때 무작정 기기 탓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잠시 손을 멈추고 제 노트북이 그랬던 것처럼 따뜻한 정비의 시간을 가져보시면 어떨까요? 표면을 깨끗이 닦아내고 정전기를 빼주는 아주 사소한 행동만으로도, 여러분의 소중한 도구는 다시 여러분의 의도를 완벽하게 읽어낼 준비를 마칠 거예요. 여러분의 소중한 아이디어가 사소한 오작동으로 인해 멈추지 않고, 부드러운 터치감과 함께 끝없이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