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다음 날 오전까지 제출해야 하는 수 기가바이트(GB) 용량의 대형 그래픽 소스 파일들을 클라우드 서버에 업로드하기 시작했습니다. 워낙 대용량이다 보니 예상 완료 시간은 앞으로도 서너 시간이 더 걸린다고 모니터에 표시되더군요.
그날만큼은 유독 몸이 천근만근 무거워 당장이라도 침대로 쓰러지고 싶은 심 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작업을 켜둔 채로 컴퓨터를 밤새 방치하자니 불필요한 전력 소모도 마음에 걸렸고, 무엇보다 업로드가 끝난 뒤에도 본체가 계속 돌아가며 부품에 무리를 주거나 과열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쉽게 잠을 청할 수 없었습니다. 눈꺼풀은 무겁게 내려앉는데 컴퓨터 걱정에 침대에 눕지도 못하는 참 진퇴양난의 난감한 상황이었죠.
잠시 고민을 하다가, 예전부터 대용량 인코딩이나 대규모 데이터를 전송할 때 유용하게 사용하던 전문가들의 숨은 팁을 활용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윈도우 자체에 내장된 원격 제어 명령어를 이용해 컴퓨터가 스스로 꺼지도록 예약 타이머를 맞춰두는 방법이었습니다. 저는 모니터 앞으로 다가가 키보드에서 윈도우 로고 키와 R 키를 동시에 눌러 작은 ‘실행’ 창을 띄웠습니다. 그리고 그 하얀 입력창에 컴퓨터에게 다정하게 취침 명령을 내리듯 영어로 shutdown -s -t 14400을 타이핑했습니다. 여기서 뒤에 붙은 숫자 ‘14400’은 초 단위의 시간을 의미하는데, 서너 시간 뒤에 안전하게 꺼지도록 4시간을 초로 환산한 값이었죠. 엔터 키를 누르자 화면 오른쪽 아래에 ‘몇 분 뒤에 로그아웃됩니다’라는 든든한 알림 메시지가 떠올랐습니다. 만약 상황이 바뀌어 예약을 취소하고 싶다면 언제든 실행 창에 shutdown -a를 입력하면 된다는 점도 머릿속으로 다시 한번 가볍게 리마인드했습니다.
그렇게 타이머가 작동하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저는 마음 편히 침대에 누워 깊은 잠에 들 수 있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책상 앞으로 걸어가 본체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어제 늦은 밤까지 밝게 빛나던 LED 불빛과 웅웅거리던 쿨링팬 소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본체는 아주 차분하고 정숙하게 전원이 꺼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컴퓨터를 다시 켜서 클라우드 드라이브를 확인해 보니, 밤새 대용량 파일들은 단 하나의 누락도 없이 완벽하게 업로드가 완료되어 있더군요. 전력 낭비에 대한 죄책감도 덜고, 밤새 열을 받으며 고생했을 컴퓨터 부품들의 수명도 지켜내면서, 저 자신도 오랜만에 아주 편안하고 깊은 숙면을 취할 수 있었던 완벽한 결과였습니다.
주변을 보면 밤늦게 다운로드를 걸어놓거나 복잡한 연산 작업을 실행해 두고 컴퓨터 걱정에 쉽게 잠들지 못하거나, 어쩔 수 없이 24시간 내내 PC를 켜두시는 분들을 정말 자주 보게 됩니다. 하지만 나와 같은 상황으로 매번 밤마다 고민하고 계신다면, 별도의 무거운 프로그램을 설치하느라 애쓰지 마시고 제가 오늘 사용한 윈도우 실행 창 명령어를 꼭 한번 활용해 보시기를 진심으로 권해드려요.
윈도우 시스템이 기본으로 제공하는 기능이라 컴퓨터에 그 어떤 무리도 주지 않고, 단 몇 줄의 텍스트만으로 내가 원하는 시간에 정확하게 컴퓨터를 재울 수 있거든요. 처음에는 영어령어가 조금 낯설고 초 단위 계산이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한두 번만 직접 해보시면 이보다 편한 방법이 없다는 걸 알게 되실 겁니다. 당황하지 마시고 다정한 마음으로 내 컴퓨터에 똑똑한 취침 예약 타이머를 선물해 보세요. 한결 가벼워진 전기요금 고지서와 함께, 여러분의 소중한 밤 시간도 한층 더 여유롭고 편안해질 거예요.